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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탐사) 후기

작은 날갯짓이 가르쳐 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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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최고관리자
  • 조회 : 16회
  • 작성일 : 2026-06-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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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날갯짓이 가르쳐준 것들

제비를 따라 떠난 아이들의 특별한 생태수업

이경호


아이들의 목소리가 골목길에 울려 퍼졌다. 

작은 처마 밑에 매달린 진흙 둥지를 발견할 때마다 아이들의 발걸음은 빨라졌다. 

어떤 둥지에는 어미가 품고 있는 따뜻한 알이 있었고, 어떤 둥지에는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새끼들이 있었다. 

이미 둥지를 떠난 흔적만 남은 곳도 있었다.

지난 4일, 부여환경교육센터와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규암초등학교 6학년 학생 22명과 함께 '제비 모니터링 및 제비 배설물 받침대 설치 활동'을 진행했다.

 "동네친구 제비네 집들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직접 제비를 관찰하며 직접 조사자가 되어 제비의 번식 현황을 기록하고, 

사람과 제비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생태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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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암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실내 강의에서는 새들의 이야기와 제비의 생태와 이동 경로, 번식 과정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제비가 점차 줄어드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다음 멸종위기종은 제비가 될 것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규암 지역은 제비 번식지가 많지 않은 탓에 참가자들은 은산면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현장 조사를 했다. 

학생들은 조별로 나뉘어 마을 골목과 상가, 주민센터 주변을 걸으며 처마 밑과 건물 벽면을 꼼꼼히 살폈다.

조사 결과 너무나 많은 곳에서 제비와 귀제비의 둥지가 확인됐다. 

둥지마다 번식 단계도 다양했다. 

일부 둥지는 이미 새끼들이 모두 이소를 마친 상태였고, 

다른 둥지에서는 새끼들이 고개를 내밀며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알을 품고 있는 둥지도 발견돼 같은 시기에도 번식 단계가 크게 다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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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학생들은 제비와 귀제비의 둥지 차이를 직접 비교하며 관찰했다. 

진흙과 마른 풀을 섞어 둥지를 만드는 제비와 달리 귀제비는 주로 진흙을 이용해 깔끔한 형태의 둥지를 만든다. 

책에서만 보던 설명을 실제 현장에서 확인한 학생들은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귀제비 둥지가 더 매끈한 것 같아요."
"여기는 새끼들이 다 커서 곧 날아갈 것 같아요."

학생들은 둥지 하나하나를 관찰하며 번식 상태를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겼다.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은 마치 전문 조사원을 연상케 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관심을 끈 것은 제비 새끼들이었다.

알이 담긴 둥지를 본 학생들은 생명의 탄생에 감탄했고, 

이미 둥지를 떠난 흔적을 보며 제비의 성장 과정을 상상했다. 

짧은 시간 관찰이었지만 학생들은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나는 과정을 눈앞에서 확인하며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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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제비 배설물 받침대 설치도 함께 진행됐다. 

제비는 오래전부터 사람 가까이에서 살아온 새지만, 둥지 아래 떨어지는 배설물 때문에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배설물 받침대는 이러한 불편을 줄이면서도 제비가 안심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돕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공존 장치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배설물 받침대를 무상으로 전국에 배포 중이다.

학생들은 직접 받침대를 조립하고 설치 과정을 지켜보며 사람과 야생생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배웠다. 

단순히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이웃으로 제비를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현장 조사를 마친 뒤 학생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와 모니터링 결과를 정리했다. 

각 조가 확인한 둥지 위치와 번식 상태를 공유하며 조사 내용을 하나의 지도로 완성했다.

이번 활동으로 아이들은 제비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동시에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찰과 기록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처마 밑 작은 진흙 둥지에서 시작된 이날의 배움은 단순히 제비에 대한 관심에 그치지 않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본다. 

아이들은 작은 날갯짓 속에서 생명의 신비와 공존의 가치를 이미 발견한 것을 눈빛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2026. 06. 03. 오마이뉴스 기사)